별보기의 즐거움
도서관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 중인 아내가 천문 관련 코너를 발견하고는 몇가지 책을 빌려오면서 나에게 던져줬다. 정작 본인은 보지도 않을 거면서...어쨌든, 그 중에 "꼭 오빠같은 사람이 작가인 책이 있어"라며 빌려왔는데, 고등학교 시절 천문학과를 꿈꿨는데 돈 못보는...
별보기의 즐거움
도서관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 중인 아내가 천문 관련 코너를 발견하고는 몇가지 책을 빌려오면서 나에게 던져줬다. 정작 본인은 보지도 않을 거면서...어쨌든, 그 중에 "꼭 오빠같은 사람이 작가인 책이 있어"라며 빌려왔는데, 고등학교 시절 천문학과를 꿈꿨는데 돈 못보는 직업이라고 진학이 좌절되고 전자공학과를 갔다가 대학 천문동아리 활동을 하고, 대기업에 입사했으나, 이후에도 관측을 열심히 했다는...일견 대기업 입사까지는 비슷한 궤적으로 보이나, 알고 보니 나 보다 훠~~~~~~~~~~~~~~~~~~~얼씬 대학동아리 때도 열성적으로 활동하신 것으로 알려져있고(알고보니 우아UAAA에서 유명하신 분이었는 듯, 이름도 들어본 기억이...), 졸업 후에도 나는 별보기를 완전히 잊고 살았고, 이 분은 이 후로도 더더더더더 열심히 하셔서 지금은 아예 남반구에 가서 사신다는...조강욱 님의 책이었다.
내용은 참으로 나처럼 어설픈 지식을 보유한 사람들이 읽기에 정말 술술 넘어가게 잘 써져있다. 보아하니 글재주도 참 좋으셨나보다. 그 안에 경험에서 우러난 에피소드들이 나에게는 너무도 친숙하다. 그래서 그런지 글을 읽다보면 안시관측에 대한 지평이 (이제와서) 참으로 넓어지는 기분이다. 그리고 안시관측의 특성상 사진이 없어서 기록을 남기는 데 참 어려운데, 그 시절에 그것을 일일이 스케치해서 책에 넣어주시는 감사함까지... 덕분에 내가 관측 대상을 선정하고, 미리 예습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앞으로 이 책을 기본으로 삼아서 딥스카이 대상을 선정하고, 안시 관측의 즐거움에 빠져 보련다.
관측지 개척 26. 01. 07. 수요일 밤: 화성시 봉담읍 기천리 (Botle Scale 7.6)
아파트 숲에서 관측을 하는 것은 (사실 수많은 가로등 때문에...)행성 말고는 사실상 별 볼일 없는 터라 근거리의 나름 근교(?)라고 할 만한 곳을 개척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거리뷰를 샅샅히 뒤지던 중, 지난 번 기천리 그곳에서 몇 백미터만 더 가면 더 좋은 곳이 있는 곳을 발견했고, 또 주차 가능 상황까지 확인이 완료된 그곳을 아들과 함께 나갔다.
도착시간이 약 20시 쯤이었는데, 2차선 지방 도로와는 약 2~300m 떨어져 있고, 사방이 비교적 잘 열려있으며, 1차선 농업용 도로이긴 한데, 거의 길 끄트머리인데다가 관측지 기준 가는 방향에는 더 이상 인가도 없어 그 시간에 그 쪽으로 더 갈 차도, 올 차도 없어보였다. 물론 6-70m만 더 가면 차를 돌릴 수 있는 장소도 나오니 유사시 그 쪽으로 잠시 이동도 가능하여 꽤나 괜찮다.
아이와 함께 보는 거라, 북극성 부터 찾고, 가대와 경통을 진북으로 향하게 한 후, 수평계 체크(데크라 건들 것도 없드라...)하고 Synscan Pro 앱을 켜고, 얼라인을 시작. 밝은 별 두 개(토성과 카펠라)로 얼른 정렬을 마치고는 곧바로 관측을 시작.
| 대상 | 설명 |
| 토성 | 요즘이 그런 시기라서 큰 볼품은 없으나, 여전히 고리가 쨍하니 보이고 주변에 품고 있는 위성들도 보인다. 토성은 확실히 토성만의 맛이 있다. 목성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고리 하나 있는게 참으로 유니크하다. |
| 목성 | 백문이 불여일견, 이제는 이거 보고 나면 눈뽕을 맞아 암적응이 깨지는 느낌이 든다. 얼른 보고 치워야 하는 대상. 그래도 확실히 크기도 크고, 차라리 3x바로우로 보면 좀 어두워져서 은은하니 괜찮다. |
| M42 | 매번 보니 지겨울 법도 한데, 그러다 보니 하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처럼 되어버렸다. 트라페지움이 갈라지는 정도, 성운기의 윤곽이 식별이 되는지 여부 등. 사실 그리고, 이런 광해 지역에서 볼 만한 대상이 워낙에 없고, 이것만큼 잘보이는 것도 없다. 아이들 반응을 보면 특히 잘 알 수 있는데, 볼 때 마다 탄성을 지르는 것이 화려하기 화려한 가 보다. |
| M35 | 조강욱 님의 책에 스케치까지 미리 예습하고 갔건만...영 별로다. Star Chain을 알아보는 것도 불가능한 수준. 내공 부족, 광해, 좀더 고도가 높아야 했을까...어쨌든 나중에 강원도 같은 곳에 가면 1순위로 체크해 봐야 할 대상이다. |
| M44 | 별이 많기는 한데, 몇 주전 새벽에 본 것에 한참 못하다. 그 때는 서쪽에 고도가 낮았어도 꽤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동쪽에 고도가 낮았는데 허옇게 떠있는게 광해 때문인 것으로 추정. |
| NGC869, 884 | 어쨌든 두 무리로 갈라지기는 하는데, 뭐 그저 그렇다. 강원도만이 답인가... |
| M31 | 드디어 안드로메다를 봤다. 물론 뿌옇게만 보이는 수준인데, 그래도 보이기는 보인다. 조강욱 님 책에 의하면 은하는 최소 5분이상 투자하여 보면서 주변시까지 총 동원해야 된다는데, 이날은 그렇게 까지는 못했다. 고도도 높아서 대기질이 얇아지니 더 보기 좋았을 텐데... 좀 많이 아쉬었다. 다음번에는 시간을 더 투자해봐야겠다. |
| M36, M37, M38 | 다 실패다. |
| M45 | 알키오네가 두 개로 보이는 것 까지만 확인. 그런데 스텔라리움으로 보니 총 4개네...ㅎㅎ 다음 번에 고배율로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플레이아데스는 항상 그냥 32mm로만 봤고, 그 이상으로 볼 생각도 안해봤다. |
여전히 강원도 같은 관측지에 대한 갈망은 크다. 그런 곳에 가면 과연 저 대상들이 어떻게 다르게 보일까? 그리고 무엇을 더 볼 수 있을까? 그때까지는 열심히 찾아보고, 공부하며, 계획해 봐야겠다. 그래도 그 사이 망원경 조작 실력도 꽤 좋아졌다. 무엇보다 고투기능 활용이 이제는 거의 정점에 도달했고, 스텔라리움 성도 앱으로 바로 고투할 때, 아이피스 시야안에 비교적 잘 들어오는 거 보면 이젠 내가 더 경험을 쌓고, 공부하는 것만 남은 것 같다.
Next Time...
사진 쪽 진도가 못나가고 있는데, 사실은 여전히 미니피씨 배송을 기다리고 있다. 2주 걸린다는데 이제 1주일 지났다. 영하의 겨울 밤에 불편하게 카메라에 맥북까지 연결해서 촬영하기는 좀 벅차다. 미니피씨가 오면 최대한 컴팩트하게 꾸린 촬영모드로 나별가는 것이 목표이다. 그 전까지는 일단은 안시에 집중하고, 책도 좀 읽어보며 지식을 쌓는 것에 매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