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05 EAA 후기 (with Uranus-C)

발단은 처녀자리 마카리안 체인을 찍은 날이었다. 너무나 힘들게 베란다에서 촬영을 했고, 별로 예쁘게 나오지도 않았다. 무려 광시야 렌즈를 쓰고도...그렇게 시작된 기변 고민...경통->마운트->카메라...

260505  EAA 후기 (with Uranus-C)

발단

발단은 처녀자리 마카리안 체인을 찍은 날이었다. 너무나 힘들게 베란다에서 촬영을 했고, 별로 예쁘게 나오지도 않았다. 무려 광시야 렌즈를 쓰고도...그렇게 시작된 기변 고민...경통->마운트->카메라->경통->마운트->카메라...이 지긋하고도 끝이 없는 고민 끝에, 가장 저렴한 카메라로 귀결하고 Player One Uranus-C를 주문했다.

이유

경통을 바꾸자니, 너무 비싸다. 내가 가진 130PDS를 충분히 활용했는가? 아직은 아니었다. 적어도 사계절은 다 써봤어야하지 않은가, 아직은 겨울, 봄 정도? 그것도 완전히도 아닌...그리고 성능이 떨어지는가? 아니다, 스카이워쳐 BK130PDS는 가격대비 구경도 크고, f5.0으로 충분히 빠른 카메라. EAA로 쓰기에 나쁘지 않다.

가대를 바꾸자니, 이건 더 비싸다. 그런데 가대는 결국 적도의로 가야하는데, 적도의는 장노출 사진 촬영을 해야할 때 필요하다. 그런데 나의 지금 여건은? 장노출을 촬영할 만큼의 시간도 열정도 아직은 부족하다. 고작 저녁 먹고, 잠들기 전까지 활용하는 것이 다인데, 굳이? 그리고 단노출 EAA로도 아직 볼 대상이 많은데?

결국 화각이 문제였다. 지금의 불편함-경위대 식의 상회전으로 인한 크롭-문제는 화각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문제였다. 즉, 작년 11월에 엔트리급의 Mars-C II를 카메라로 구매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이 취미에 얼마나 빠져들 수 있는가'였고, 그랬기에 더 좋은 카메라를 구매하지는 못했다. 그러다보니, 센서크기가 작아 화각(FOV, Focus of View)가 좁으니, 대형 대상을 촬영하기가 어렵고, 설령 꽉차게 맞는다고 해도 경위대 식의 한계로 상이 회전하면서 stacking 중 잘려나가는 영역이 생겨 오래 촬영을 못하니 은하의 나선팔이나, 성운기 촬영이 어려웠던 것이다.

Unboxing

똑같은 회사의 카메라로 스펙만 다르다 보니, 백포커스까지 동일하여 설치는 엄청 쉬웠다. 그냥 갈아 끼우고 찍으면 된다. 정말 단순히 센서크기만 큰 건데, 그러니 촬영할 수 있는 시야가 다르고, 대신 픽셀크기는 동일하므로, 크롭을 한다한들 화질 또한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화각비교를 해봐도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게, 마카리안 체인(M86주변)의 경우 간신히 한 두개 대비 7개는 들어가는 수준인데(무려 650mm 망원경에서), FMA180 Pro(180mm)를 쓰면 체인 전체영역을 담을 수도 있는 수준이다. 딱 4배가 커진거라 상당한 범위를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 촬영(First Light)

5월 연휴 마지막 날, 날씨가 오랜만에 좋았고, 따뜻해진 날씨 덕에 이제는 베란다가 아닌 아파트 배드민턴장으로 향했다. 일전에 모니터링을 해보니, 북극성이 보이면서 북동쪽이 열려있고, 남동쪽도 시야가 꽤 괜찮다.

아마도 지금부터 초 가을까지는 왠만하면 이곳에서 EAA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촬영 계획을 세웠고, 그간에 도전하지 못했던 구상성단과 은하위주로 리스트를 작성하였다.

그리고는 배드민턴장 정자 근처에 터를 잡고, 시작.

생각보다 많은 대상을 건졌다.

M3, M53 구상성단을 필두로, M59, M60 그리고 마카리안 체인쪽의 M86과 주변부 은하들, 그리고 북천의 M101(소용돌이 은하), M51(부자은하)까지...

EAA 관측 대상 — 2026. 05. 05 · Uranus-C + BK130PDS · Bortle 8.6
대상 별자리 유형 거리 크기 등급 특징 / 관측 포인트
◎ 처녀자리 은하단 — Virgo Cluster
M86
렌즈형
처녀
Virgo
렌즈형은하
E3 / S0
~52 Mly 8.9'×5.8' 9.8 청색편이! 우리에게 접근 중인 희귀 은하. M84와 쌍으로 확인. 마르카리안 체인 시작점.
M59
타원
처녀
Virgo
타원은하
E5
~60 Mly 5.4'×3.7' 9.8 처녀 은하단 내 거대 타원은하. M60과 같은 시야에 들어오면 좋음.
M60
타원
처녀
Virgo
타원은하
E2
~55 Mly 7.4'×6.0' 8.8 처녀 은하단에서 가장 밝은 편. M59와 한 시야 가능. NGC 4647 동반은하 주목.
◎ 나선 / 구상 — 봄 하늘 하이라이트
M51
나선
사냥개
CVn
상호작용 나선은하
SA(s)bc pec
~23 Mly 11.2'×6.9' 8.4 소용돌이+동반은하 NGC 5195. EAA에서도 나선팔 어렴풋이 보임. 오늘 밤 필수.
M101
나선
큰곰
UMa
정면 나선은하
SAB(rs)cd
~21 Mly 28.8'×26.9' 7.9 크지만 저표면밝기. 광해에서 힘든 대상. 배경 포화 시 패스. 북두 근처라 고도 항상 양호.
◎ 구상성단 — 빠른 확인용
M3
구상성단
사냥개
CVn
구상성단
GCl
~34,000 ly 18' 6.2 북반구 최고 구상성단 중 하나. 밝아서 몇 프레임이면 충분. 별 분해 가능.
M53
구상성단
머리털
Com
구상성단
GCl
~58,000 ly 12.6' 7.7 M3보다 멀고 작음. 같은 시야에 NGC 5053(희미한 구상) 있어 비교 재미있음.

카메라를 바꿔보니, 플레이트 솔빙 성공율도 높았고, 별 갯수가 많이 보이니 약간씩 틀어져서 호핑을 해야했음에도 꽤나 용이하게 성공했다. 무엇보다 EAA 컨셉에 맞게 화면에 실시간으로 뿌연 것들이 똭똭 나오는 게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Next Time...

어제 대상들은 대부분 10분대 총 노출을 목표로 촬영했는데, 그러다보니 퀄리티는 다소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은하들 중에 한 두개 정도는 1시간 노출까지도 도전해볼 만하다. 그리고 광시야 렌즈(180mm)를 활용한 마카리안 체인 전체 촬영도 시도해 볼 수 있다. 그외 다른 딥스카이들도 가능한 것들을 찾아볼 생각이다.